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너는 틀리다에서 시작되는 비극
    띵낑/이성 띵낑 2016. 6. 5. 00:23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국내도서
    저자 : 로랑 베그(Laurent Begue) / 이세진역
    출판 : 부키 2013.12.20
    상세보기

      제목 참 끌리게 지었다. 나치나 디벨레 영화에서 보이는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의문을 품게 만들었었다. 도대체 어떤 대가리로 생각을 해야 저딴 행동이 나오는 거지? 하지만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 남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필터링 없이 판단하여 동조했던 나의 경험은 나치에 대한 경멸을 무안하게 만든다. 친하게 지내는 무리들이 싫어하는 친구를 나도 이유없이 싫어한다면 나도 나치가 될 수 있다. 변수는 외부 상황 뿐이다. 내 고민은 역설적이고 괴상한 결과들을 잘 분석한 책을 늘 찾아다니게 했다.

       이 책은 이중적인 인간의 얼굴을 잘 드러내고 있다. 흥미로웠던 부분을 내 맘대로 각색해보자면,

    a.  인간은 자신을 선한 존재로 보고 자신의 집단이 아닌 다른 집단,개인에게 명백한 선을 긋는다. 이 선은 자신보다 낮은 집단이라고 생각될 때에 철저하게 자신과 분리한다.(반면, 자신보다 뛰어난 요소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들을 닮아가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이는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고 싶어하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동물은 자연법칙에 의해 굴러가는 짐승정도로 여기고 인간은 이성을 통해서 생각하는 '존재'로 정의한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b.  a에서 말한 분리는 사건이나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더욱 명백하게 관찰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해보자면 만약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병에 걸려서 죽게 되었다고 해보자. 이때 사람들은 설명을 찾고 원흉을 지목하고 싶어한다. ‘너는 담배를 피웠으니까 암에 걸려 죽는 거야하는 생각은 a에서 말했던 타자와의 선긋기다. 우연적, 구조적 원인은 제거하고 개인적 원인으로 모든 사건을 환원한다자신이 이 상황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이 바람은 세상은,신은 공평하다는 생각 아래 실현될 수 있다. 세상이 혹은 신이 공평하다면 사회적 배경,우연한 상황,선천적 요소가 아니라 통제가능한 개인의 힘으로 외부적 요소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b-1/sug. 최근에 발생한 구의역 지하철 사고에서도 개인이 매뉴얼을 잘 지키지 않아서, '여유가 없는' 직업을 가져서 발생했다고 분석하곤 한다. 나는 그런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설사 하더라도 그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임을 내포한다. 

    c.  선긋기는 왜 일어나는가? 인간은 동물이 자연에 내던져진 것처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의 삶이 바뀔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s). 선을 그으므로써 나는 그 개인적인 요인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여긴다.

    d.  하지만 이 선 긋기는 자신과 신체접촉이나 유사성이 있을 때에는 약화된다. 한국에서 유행했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유명했던 철로의 문제(기차가 5명이 철로 위에 있는데 폭주하고 있다. 이때 한사람을 희생시켜서 막을수 있다면 막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는 신체 접촉이 많아질수록 한사람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대답이 많았다고 한다. 신체 접촉이 많아질수록 감정이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이 개입할 때에는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거대원칙에 입각한 판단이 나오고 감정이 개입하지 않을 때에는 한명 보다는 다섯명이라는 공리주의적 판단이 우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분,구별은 감정적 이입이 적을 때 더 쉽게 일어난다는 것이 나타난다.

    d-1/con. 자신과 너무 유사하다고 생각이 들 때에는 오히려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  나치도 a-d까지의 과정으로 일어난것으로 분석 할 수 있다. 자신과 타인이 유사하지 않다라는 생각 아래에서 학살은 발생한다. 나치의 경우 유대인들을 이성을 가진 독일인과 달리 동물 정도로 취급했다. 감정적으로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이 부재했기 때문에 유대인들을 잔혹하게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혹자는 이 생각의 과정은 개인이 한 것이므로 개인만의 문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태인 수용소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추적한 책 아주 평범한 사람들에서는 작업의 분화와 처형장소의 분리는 사실상 사람들의 책임감을 실종케 했다고 말한다. 유대인과 감정적 유대를 느끼지 못하고 엄격한 분리가 이루어진 것은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f.  감정, 동정이 결여된 판단이 늘 나쁜 일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이고 공리적으로 판단하여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 때가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공리적으로 구분하고 계산하여 판단 하다 보면 철저히 배제된 사람들이 피해를 받을 때가 분명히 있다. 더 좋은 사회를 위한 것이라는, 굳이 좋은 분위기 깨기 싫다는 생각 때문에 훨씬 더 끔찍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너와 나는 동등한 존재이며 너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판단해보겠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자세이다.배재 '했던' 사람도 반대로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tc 쓰고보니 참 선언적인 문구가 많다. 이유를 넣어주는 훈련을 해야겠다.

    '띵낑 > 이성 띵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지의 뇌와 취향  (0) 2017.04.09
    통계로 속지말자  (0) 2016.07.17
    일베의 공정성  (0) 2016.07.02
Designed by Tistory.